[올바른 반려동물 문화 만들기 24]빅브라더

장현순 기자 / 기사작성 : 2018-11-19 18: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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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보다는 양심을 의식하는 성숙한 반려인을 만들자

▲사진과 본문의 내용은 무관.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중국은 최근 인공 지능과 CCTV를 활용한 국민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안면 인식 기술과 개인 정보를 연결하여 공안이나 정부가 범죄자나 위험 인물을 감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을 반려인들을 관리하는 데도 활용하고 있다. 호주 ABC뉴스에 따르면, 중국의 진한시는 작년 1월부터 지금까지 감시 시스템을 통해 1340명의 반려인들의 불법 행위를 적발했으며, 이 중 120여명은 자신의 반려견을 당국에 압수당했다고 한다.

 

 진한시는 반려동물 소유자들에게 벌점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공공 장소에서 개줄을 착용시키지 않거나 배설물을 치우지 않는 등의 행위가 적발될 경우 벌금과 함께 벌점을 부여하며, 일정 점수를 넘어서면 반려 동물을 압수한다고 한다. 이러한 정책을 실시한 이후 개줄을 착용하지 않아 적발되는 건수가 43퍼센트나 감소했다고 하니 효과는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반려 동물의 유기 문제와 일부 몰상식한 반려인들의 행동 때문에 우리도 이러한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싶은 유혹도 있지만, 이러한 방식은 장기적으로 볼 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결국 시민들을 스스로의 도덕성보다는 외부의 감시를 더 의식하게 만들어 성숙한 시민사회로 나가지 못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정부가 항상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불안감과 더불어 스스로의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을 상실할 수 있고, 이러한 시민들로 구성된 사회는 결국 소수의 의사결정권자에 의존하는 수동적인 사회가 될 수 있다.

 

 누군가의 감시나 지시가 있어야만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결국 스스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없다. 조금은 혼란스럽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발적으로 올바른 행동을 선택하는 반려인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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