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존재에 목적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존재의 목적이 사라지면 그 존재는 버려질 수 있다. 포장지는 아름다울 수 있지만 그 속의 물건을 보호하고 돋보이게 하는 목적이 끝나고 나면 뜯겨져서 버려지게 된다. 낡고 헤어져 더 이상 입을 수 없는 옷도 그 존재의 목적이 사라졌기 때문에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게 된다.아직 존재의 목적이 남아 있거나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면 중고품이나 재활용품 등으로 그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유행이 지났지만 여전히 상태가 좋다면 유행에 신경쓰지 않는 누군가에겐 좋은 옷의 역할을 할 수 있고, 내용물을 다 쓴 유리병도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생명의 목적은 무엇일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거나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 같은 숭고한 목적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존재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있는 것이 생명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존재하기 위해 끊임없이 목적을 달성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살아야 할 것이다.
반려견을 처음 키울 때 그들에게 기대했던 무언가가 채워지지 않거나 더이상 그것들이 의미가 없어졌다고
그들을 버린다는 것은 결국 그들의 존재를 나의 무언가를 채우는 목적 이상의 의미로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닐까? 자신들이 왜 버려져야 하는지도 모른 채, 어떨 때는 버려졌다는 사실도 모른
채 갑자기 비참해진 자신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어가는 유기견들을 생각하면, 유용성이 사라지면 조직에서 가차없이
버려지는 경쟁사회 속의 소시민들의 처지가 떠오른다.
누군가에게 버려졌다고 해서 생명은 존재의 목적이 사라지지 않는다. 생명은 그 자체가 목적이고 그 목적이 존재하는 한 존중 받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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