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사각지대' 위험에 빠진 반려동물

김윤지 기자 / 기사작성 : 2018-07-06 15: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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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KBS방송캡처

반려동물시설의 열악한 실태가 드러났다.

결혼식을 앞둔 최혜원 씨(가명) 부부는 반려견 ‘뭉개’를 한 애견호텔에 맡겼다. 그런데 9시간 뒤에 최 씨 부부는 업주로부터 걸려온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개가 자신의 손가락을 물어 더 이상 돌봐줄 수 없으니 당장 개를 데려가라’는 것. 곧장 애견호텔로 달려간 최 씨, 뜻밖에도 반려견 뭉개는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된 상태로 발견됐다. 반려견 뭉개는 머리, 등, 다리를 크게 다쳤고, 심지어 배 속에서는 뾰족한 뼈 조각들이 다량 발견됐다. 과연 9시간 동안 애견호텔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 2월, 천안의 한 애견샵에서는 100여 마리의 반려동물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그리고 지난 5월, 청주의 한 애견카페에서는 굶주리고 학대당한 반려동물 30여 마리가 구조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애견 카페나 호텔을 이용했다 크게 다치는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상담센터로 접수된 소비자 불만을 분석한 결과, 반려동물 이미용 및 호텔 서비스를 이용했다 상해를 입었다는 불만이 56.4%로 가장 높았다. 해마다 증가하는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2020년 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애견 카페나 호텔, 등 서비스 산업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시설 운영이나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취재 중, 한 애견샵에 반려동물 몇 마리가 방치돼 있다며 학대가 의심된다는 한 동물보호단체의 제보가 접수됐다. 수개월 전부터 주민들의 제보가 들어왔다는 애견샵은 문이 굳게 닫힌 상황. 유리창 너머로 힘 하나 없이 축 늘어진 반려동물 몇 마리가 각종 오물에 범벅이 돼 있었다. 열악한 시설의 환경과 폭염으로 반려동물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시설 운영자의 자격을 검증할 제도적 장치가 없고, 누구든 손쉽게 창업할 수 있어 이런 문제가 계속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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