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지금]자발적인 인류의 멸종을 위한 운동

유창선 기자 / 기사작성 : 2018-08-06 10:2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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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멸종이 생태계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을까?
기사내용과는 무관.<사진=ⓒGettyImagesBank이매진스>

한국을 포함해 대부분 선진국은 출산율의 저하로 인해 자연적인 인구 감소의 시점에 이미 도달했거나 조만간 도달할 상황에 있다. 호주 ABC 방송은 이에 더 나아가 출산을 멈추어 인류의 자발적인 멸종을 유도하자는 운동을 소개하고 있다.


VHEMT(Voluntary Human Extinction Movement, 자발적인 인류 멸종 운동)로 불리는 이러한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레스 나이츠씨는 아기를 가졌을 때 축하하는 것만큼 아기를 갖지 않기로 하는 것에 축하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있다. 한 명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생태계를 위한 8.5헥타르의 서식지가 82년 동안 확보된다면 충분히 축하할 만한 일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아기를 갖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보자는 것이 출발이며, 잘 살다가 그대로 죽는 것이 현재를 사는 이들에게도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인류의 멸종이 가능할 것 같지는 않지만 수백만 종의 멸종을 일으키는 인간들에 대한 공평한 대접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VHEMT를 지지하는 다른 운동가는 이러한 주장이 중국의 한 자녀 갖기 정책과 같은 인위적이고 강제적인 움직임이 아니라고 했다. 호주와 미국의 임신 중 약 절반은 계획한 것이 아니라고 하며, 피임을 원하지만, 법적, 사회적으로 금지된 곳도 많다고 했다. 결국, 사회적 인식을 바꾸어 출산율을 더 낮추어 궁극적으로 출산을 멈추는 것이 그들의 목표인 것이다.


생태계에서 자발적으로 멸종을 선택하는 종이 거의 없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접근방법이 ‘자연스러운’ 일인지에 대한 의문은 있지만, 유사 이래 경제적으로 가장 번영한 시대를 살고 있음에도 급격한 출산율 저하를 겪고 있는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의 현실 역시 환경이 나아지면 개체 수를 증가시키는 생태계의 일반 법칙에서 벗어나 있기는 마찬가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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