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시간만에 생포해 숲으로 무사히 되돌려 보내

고층 외벽을 따라 25층까지 오른 너구리의 사연이 전해졌다.[사진=The Guardian]

고층 건물 외벽을 따라 25층까지 오른 너구리의 사연이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타임즈와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라쿤(북아메리카 너구리) 한 마리가 미국 미소테나 주 세인트 폴 2층 건물 지붕에서 발견됐다.

건물 관리자들은 라쿤이 이틀간 굶은데다가 물도 마시지 못한 것으로 보고 구조에 나섰다.

사다리를 연결해주며 라쿤을 지상으로 내려오게 하려 했으나 오히려 겁을 집어먹은 라쿤은 옆에 있는 고층 건물로 달아나 벽을 타기 시작했다.

라쿤은 불과 10분 만에 지상에서 30m 떨어진 12층까지 기어 올라갔다.

미네소타뉴스의 팀 넬슨 기자는 "프라이팬을 탈출해 불속으로 뛰어든 형국"이라고 보도했다.

라쿤이 고층 건물 외벽을 타고 있다.[사진=The Sydney Morning Herald]

쉬다가다를 반복하던 라쿤은 어느새 15층과 20층 사이에 도달했다.

동물학자에 따르면 라쿤은 위험을 감지하면 발톱을 이용해 재빨리 나무 위로 달아나기 때문에 쉽게 라쿤에게 접근할 수 없었다.

결국 고양이 먹이를 미끼로 라쿤을 옥상으로 유인해 생포용 덫에 걸려들기를 기다렸다.

라쿤은 12일 오전 2시 45분쯤 옥상으로 올라와 무사히 생포됐다.

세인트폴 관계자는 "2살짜리 암컷"이라며 "약간 말랐지만 건강 상태는 괜찮았다"고 밝혔다.

이어 "라쿤이 무척 피곤한 상태였다. 덫에 있던 먹이를 다 먹어치우고 물도 많이 마셨다"고 설명했다.

라쿤을 생포한 용역업체는 숲으로 돌려보내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한 때 도시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스파이더맨 라쿤 소동을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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