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너와 나, 매너가 필요해

김선영 / 기사작성 : 2017-12-29 09:21:19
  • -
  • +
  • 인쇄
주설아 수의사의 반려동물 칼럼 (1)
다른사람의 반려동물을 만지기 전에 보호자와 동물에게 동의를 구해야 한다.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GettyImagesBank이매진스]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면 가장 먼저 인사를 합니다. 자신을 소개하기도 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때로는 가벼운 눈인사를 나누며 지나가기도 합니다.


개들 사이에도 만남의 예절이 있습니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인사하고 소통합니다. 사람처럼 언어로 자신을 소개하는 대신 체취를 통해 서로를 인식하고 손을 흔들거나 악수를 하는 대신 꼬리를 흔들며 반가움을 표현하거나 반대로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여기서 잠깐, 우리는 길거리에서 산책하는 반려견을 만나면 어떻게 행동하는지 생각해볼까요?


개를 좋아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두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전자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꺅 강아지다! 귀여워!!"라고 소리치며 가까이 다가가 손을 뻗습니다.


여기서 개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거대한 동물로, 개의 입장에서는 첫 만남에 무례하기 짝이 없다고 느껴질 것입니다. 성격이 너무나도 좋은 아이들은 기특하게도 꼬리를 흔들며 좋아해 주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놀라면서 피하려고 할 것입니다.


보호자와 함께 있는 반려견과 친해지고 싶은 경우 반드시 보호자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리고 나서 약 2m 정도의 거리를 두고 비스듬하게 떨어져 앉아 눈높이를 맞춰줍니다.


이때 주먹을 쥐어 개의 코 가까이 살짝 내밀면서, 나의 존재를 인식하도록 합니다. 친해질 의향이 있는 개들이라면 반갑게 냄새를 맡거나 가볍게 핥아주며 인사에 응할 것입니다.


하지만 시선을 피하거나, 뒷걸음질을 치고, 으르렁대며(투덜거리며) 얼굴을 찡그리는 행동은 개와 사람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거절의 표현입니다.


이러한 바디시그널을 무시하고 무작정 다가가려고 할 때 큰 사고가 나게 됩니다. 또한 노란 리본은 수술 후 회복중 이거나 타인의 접근에대해 예민하고 공격적인 개를 나타내는 표식으로 이 리본을 달고 있는 개에게는 가까이 다가가거나 만지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개를 좋아하지 않는 경우라면 보통 멀찌감치 떨어져 지나가지만 간혹 갑작스럽게 좁은 공간에서 마주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보호자의 역할이 아주 중요합니다.


산책길에 목줄은 필수이며 특히 공공장소에서는 목줄의 길이를 2m 이하로 짧게 잡아 반려견의 행동반경을 제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맹견의 경우 외출 시 입마개 착용은 법적 의무로 규정돼 있으며 맹견으로 분류되지 않는 종이라고 해도 평소 공격적인 아이의 경우 입마개를 꼭 착용해야 합니다.


이름표와 배변 등 안전장치 미착용, 동물 미등록, 배설물을 치우지 않는 등의 기본적인 '펫티켓'을 지키지 않을 경우의 과태료가 대폭 인상되며 또한 타인이 위반사항을 신고할 경우 포상금을 제공하는 제도가 시행되기 때문에 평소 기본 펫티켓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이러한 법적인 제도와는 별개로 나의 소중한 반려견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어렸을 때부터 충분한 사회화와 사람에게 뛰어오르지 않는 등의 기본적인 매너 교육을 시켜주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개와 인간은 약 1만2000년 전부터 함께 해왔고 종을 초월한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오래도록 서로의 친구로 살아갈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개를 좋아할 수는 없으며 마찬가지로 모든 개가 사람에게 우호적일 수는 없습니다.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며 배려하는 것, 기본적인 매너를 지킬 줄 아는 것이 아름다운 공존의 시작일 것입니다.


[저작권자ⓒ 펫이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