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와 길고양이 모습이 많이 닮았다고 느껴"
(이슈타임)김담희 기자=국내에서 처음으로 고양이의 목소리를 담은 문예지 <젤리와 만년필>이 출간된다. 제목만 보면 고양이의 발바닥처럼 말랑한 이야기가 기대되지만 도시문제에 밀려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려나는 고양이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신촌 헌책방 공씨책방에서 만난 정현석, 최창근, 김보민, 지하나 4명의 청춘들은 출판사 유음을 만들고 고양이 문예지 출간작업을 시작했다.
지하나 편집인(사진 왼쪽)과 김보민 편집인(사진 오른쪽)이 함께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사진=김담희 기자]
발행인 정현석 씨는 고양이라는 동물이 도시에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면서도 길고양이들이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려난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도시문제 중에 원주민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랑 굉장히 닮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고양이 입장에서 도시를 바라보면 보이지않는 곳의 목소리를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고양이 문예지를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밝혔다.
고양이의 목소리를 담은 문예지 젤리와 고양이는 고양이에게 포용적인 도시는 인간에게도 포용적인 도시라는 기획 아래 꾸려졌다. 문예지인만큼 시, 소설, 산문 등 다양한 문학작품을 통해 도시의 여러 문제들을 시사하고 있다.
정 발행인은 고양이와 도시문제를 얘기하는 문예지인만큼 고양이를 키우신다거나 캣맘활동을 하시는 작가님에게 원고를 부탁하려고 하고 그렇지 않다고 하시더라도 도시 문제에 관심이 많으신 분에게 원고 청탁을 드린다며 기본적으로 작가들의 작품을 읽어보는 것 외에 작가섭외 기준을 밝혔다.
하지만 이미 잘 알려진 작가들이 아닌 신인 문인들의 글을 실으려고 하다보니 연락 닿기가 쉽지 않아 섭외에 어려움을 겪는다. 정 씨는 비등단 문인이나 신인 작가분들에게 지면을 내어드리고 싶은데 또 그런분들은 잘 안알려져 있어서 저희가 찾아볼수 없어서 어떻게 하면 새로운 작가들을 만날 수 있을까 고민이라고 말했다.
정현석 편집인(사진 왼쪽)과 최창근 편집인(사진 오른쪽)이 젤리와 만년필 편집을 하고 있다.[사진=김담희 기자]
얼어붙는 출판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들의 첫 도전은 쉽진 않았지만 온라인 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해 창간호를 세상에 선보일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으로 문예지를 출판하게 된 이들은 텀블벅 순수익의 10%를 고양이를 위해 기부하겠다는 야무진 계획도 세웠다.
정현석 발행인은 고양이 문예지를 제작하면서 어떻게 하면 고양이를 위한 기부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차에 다음 스토리펀딩에서 TNR사업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모금 활동이 진행하고 있다고 해서 의견을 전달드려 함께 하게 됐죠 라고 밝혔다.
무사히 발간호를 출판하게 된 이들은 앞으로 2호, 3호에서도 텀블벅을 진행할 예정이긴 하지만 선판매와 홍보에 목적을 둬 처음처럼 큰 금액을 받을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고양이 문예지를 만들면서 고양이를 입양할 계획을 가지고 있던 이들은 운명적으로 고양이를 만나 입양하게 됐다. 젤리와 만년필 편집을 맡고 있는 김보민 씨는 원래 길고양이였는데 워낙 사람을 잘 따라서 해코지를 당할까 구조된 사연을 보고 마침 고양이 입양에 대해 고민하던 찰나에 잘됐다는 생각이 들어 입양하게 됐죠라며 입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전했다.
이어 김 편집인은 그렇게 여기 들어오게 된 첫번째 고양이가 처희 출판사 이름을 딴 유음이고 지인이 이사를 하게되면서 키울수 없게돼 입양해온 고양이가 둘째 화음이라고 말했다.
고양이를 입양하기 전보다 청소를 더 열심히 해야하고 잠도 설칠때가 있지만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힘을 얻는다고 밝혔다.
정현석 편집인은 앞으로 젤리와 만년필이 폐간되지 않고 꾸준히 발행할 수 있으면 좋겠고 기존 문학독자 이외에 다양한 독자를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라며 그래서 여러가지 행사나 기획을 통해 다양한 독자층을 만날 자리를 만들어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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