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칼럼] 최인영 수의사의 반려견 행동교정 (14)…혼자 놀 줄 아는 반려견은 스트레스가 적다
김담희 / 기사작성 : 2017-01-18 16:29:23
"무조건 행동 저지하면 스트레스 적응 못해 자해할 수 있어"
강아지가 집안에서 노는 방법을 마음에 들지 않아 한다면 바꿔줘야 한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GettyImagesBank이매진스]
사랑하는 반려견 잉글리시 코카스패니얼 디오가 제가 없으면 집에서 혼자 노는데 스트레스 받지 않을까요?? 개들은 풀밭을 뒹굴고 땅을 파헤치며 나뭇가지를 물어뜯으면서 논다. 집안에서는 땅 대신 소파를 긁고 나뭇가지 대신 실내화를 물어뜯기도 한다. 이 모습을 본 보호자들은 개가 심각한 문제 행동을 보인다고 말한다. 여러 연구를 통해 동물도 놀이를 즐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동물은 놀이를 통해 다른 동물과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생존에 필요한 사냥 기술을 배운다. 무엇보다 놀이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긴장을 완화한다. 눈 덮인 지붕 위에 까마귀가 한 마리 앉아있다. 입에 작은 원반 같은 물체를 물고 있다가 바닥에 내려놓고 위에 앉는다. 이후 원반을 타고 눈 덮인 지붕을 미끄럼 타듯 내려오기를 반복한다. 이 행동은 먹이를 구하거나 잠자리를 만드는 행동이 아니다. 이성에게 구애 하는 장면도 아니다. 그저 즐거움을 위한 놀이일 뿐이다. 반려견에게도 이러한 행동은 지극히 정상적인 놀이다. 단 보호자가 원치 않는 행동은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무조건 행동을 저지하면 자기 신체를 훼손하거나 다른 문제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또 각종 스트레스에 적응하지 못하고 예민해질 수 있다. 따라서 반려견에게 집안을 훼손하지 않도록 혼자 놀 수 있는 장난감을 제공해주는 것이 좋다. 이 경우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첫째, 어린 시절부터 여러 가지 장난감을 제공해 집안의 다른 물건에는 관심을 두 않게 해야 한다. 집안 물건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 교정이 어려워진다. 둘째, 테니스공처럼 쉽게 삼킬만한 크기의 장난감은 주의해야 한다. 자칫 이를 삼켜 응급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반려견이 깨물어 쉽게 부서지는 장난감은 피해야 한다. 솜이 쉽게 빠지는 인형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넷째, 날카로운 물건은 주지 않아야 한다. 입안에 상처를 내기 쉽기 때문이다. 다섯째는 특히 유의해야 할 사항으로 집안 물건의 일부가 낡았다고 반려견에게 장난감으로 제공하면 안 된다. 낡은 신발, 낡은 가방 등을 장난감으로 제공하면 비슷한 신발이나 가방을 훼손할 가능성이 커진다. 여섯째, 장난감을 제공한 후 잘 갖고 노는 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기존 장난감에 금방 싫증을 느껴 새로운 장난감을 좋아하는 경우도 있고 오래된 장난감을 더 좋아하는 경우도 있다. 반려견을 불러 장난감을 갖고 놀게 한 뒤에는 치워두는 것이 좋다. 반려견이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해지면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고 보호자에게 과하게 집착해 생기는 분리불안 등 여러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글·러브펫동물병원 최인영 원장, 편집·김담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