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 4]유기견의 해외 입양

유창선 기자 / 기사작성 : 2018-07-12 20: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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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적인 사회 분위기에 보호받지 못한 유기견들에게 더 나은 세상이 기다리고 있기를

▲사진과 본문의 내용은 무관.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지금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한때 대한민국은 대표적인 해외 입양 수출국이었다. 한국전쟁 직후의 절망적인 환경에서야 다른 대안도 마땅치 않았기에 그럴 수 있었지만, 이후로도 오랜 기간 국내 입양보다는 해외 입양의 사례가 훨씬 많았다.

 

국내 입양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부정적인 인식이었다. 주변의 시선이나 입양에 대한 편견 등으로 입양 자체를 꺼리는 문화에서 부모에게 버림받거나 부모를 잃은 아이들은 완전히 생소한 환경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11일자 한겨레 신문에는 유기견의 해외 입양 기사가 실렸다. 순종과 귀여운 외모를 선호하는 국내 정서상 대형견이나 믹스견은 입양이 잘 되지 않아 해외로 입양 보내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입양 보내기 위해서는 해당 견들을 입양갈 나라까지 데리고 갈 자원봉사자가 필요하고 이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려 주는 기사였다.

 

이 기사를 보면서 예전에 입양가는 아이들의 보호자 역할로 해당국까지 가는 대신 비행기 티켓을 제공받는 아르바이트에 대해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사람이 개로 바뀌고 금전적 지원이 자원봉사로 바뀌었지만 우리 사회가 가지는 배타성 내지는 편견의 한 단면을 본다는 점에서는 동일함을 느꼈다.

 

순혈주의, 외모 지상주의, 비교의식, 배타주의 같은 부정적 정서 때문에 우리 사회에 융화되지 못하고 결국 우리보다 포용력이 좋은 다른 나라로 가야 하는 생명들을 바라보며, 어찌 보면 이런 편협한 세상에서 사는 것보다 그곳에서 사는 것이 그들에겐 더 행복할지도 모르겠다는 자조 섞인 희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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