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인겔하임, 동물병원에 ‘갑질 계약’ 강요 논란…서울수의사회 ‘반발’

김대일 기자 / 기사작성 : 2019-02-19 08:31:40
  • -
  • +
  • 인쇄
▲베링거인겔하임

 

국내 반려동물의약품 분야 1위인 한국베링거인겔하임(대표 스테판 월터, Boehringer Ingelheim)이 동물병원과 수의약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무리한 요구조건을 내걸어 수의사들이 ‘갑질’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서울시수의사회(회장 최영민)는 독소조항을 삭제하고 거래약정서를 수정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시수의사회는 14일 발표한 성명에서 "베링거가 중간유통을 책임지는 유통대행사를 대상으로 하는 표준계약서를 동물병원에 강제했다"며 약정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의약품 공급을 중단해 동물들의 건강권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베링거인겔하임과 메리알의 합병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말부터 동물병원별로 거래약정을 새롭게 체결하고 있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수의사회는 “15페이지 분량의 촘촘한 글씨로 작성된 계약서에는 경악을 금할 수 없는 초법적인 내용들이 열거돼 있었고, 이를 통해 베링거에는 소위 ‘슈퍼 갑’의 권리가 부여되고, 일선 동물병원은 현행법 저촉이 우려되는 베링거의 조치까지도 협조해야하는 의무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계약서의 작성이 모바일이나 PC 등 전산을 통해 이뤄져 내용의 확인없이 서명을 하거나 베링거 직원들이 계약서에 대신 서명작업을 진행한 것을 확인했다”고 우려했다. 

 

베링거의 약정거래서를 살펴보면, 의약품을 공급하면서 동물병원 계약자 소유의 부동산에 대한 근저당을 설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베링거 측에서 요구하면 언제라도 동물병원에 출입해 재고기록을 열람하는 것은 물론 동물병원 이용객의 개인정보가 담긴 진료기록까지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있다. 동물병원과 거래약정이 끝난 뒤에도 3년간 각종 기록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해놨다. 아울러 제품을 취급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수의사가 베링거에 영문으로 연락보고를 하라는 규정도 있다.  

 

이에 서울시수의사회는 "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이 국내 반려동물의약품 분야 시장점유율 1위 회사가 됐다고 해서 수의사에게 초법적인 갑질계약을 강제하는 권리가 부여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의사를 자신들의 하수인으로 취급하고 고객들의 개인정보까지 취득하려는 베링거의 갑질에 분노한다"며 "초법적 갑질계약을 즉각 철회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관계자는 "서울시수의사회가 제기한 내용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며 "사업 파트너로서 제기된 이슈를 원만히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성심성의를 다해 수의사회 등과 협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펫이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